먼저 서울 종로구 갤러리 모나리자 산촌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현대민화연구소 수료전 〈십장생: 아홉 개의 시선〉에서 김영애 작가는 다섯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통 민화의 대표적 길상 소재인 십장생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들은, 상징의 재현에 머무르지 않고 개인의 삶과 감정을 담아낸 창작민화다.
![]() |
| ▲ 김영애 작가와 <십장생:아홉개의 시선>에 출품한 희망을찾아서(좌) 장생도(우) |
〈희망을 찾아서〉는 푸른 색조가 주를 이루는 화면 속에서 작은 인물이 길을 향해 나아가는 장면을 담아낸 작품이다. 차갑게 흐를 수 있는 파란색을 절제된 온도로 다루며, 고요함 속에서도 희망의 방향을 잃지 않는 태도를 드러낸다. 넓은 여백과 대비되는 작은 존재는 김영애 작가가 바라보는 삶의 풍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작품 〈장생도〉는 따뜻한 색감과 깊이 있는 붓터치가 인상적이다. 해와 소나무, 사슴 등 장생의 상징들이 화면 안에서 안정적으로 배치되며,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 너머로 삶을 통과해온 시간의 온기가 전해진다. 겹겹이 쌓인 색의 결은 서두르지 않는 시선을 요구하며, 민화가 지닌 느린 호흡을 되살린다.
이처럼 김영애 작가의 작업은 전통 민화의 상징을 토대로 하되, 개인의 감정과 시간을 화면에 스며들게 한다는 점에서 현재형 민화의 한 방향을 제시한다.
이러한 작업 세계는 서울 종로구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2026년 새해맞이 특별 와이드 기획전 〈물렀거라 세화 나가신다〉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이어진다. 김영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여덟 명의 작가가 함께 참여한 말 세화 공동작품에 참여했다. 2026년 말의 해를 기념해 제작된 이 작품은, 각기 다른 필치로 그려진 여덟 마리의 말이 한 화면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앞으로 나아가는 기운을 담아낸다.
![]() |
| ▲ 월간민화에서 주관하는 새해맞이 특별 와이드 기획전 <물렀거라 세화 나가신다>에서 수상한 단체작. |
세화는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길목에서 삿된 것을 물리치고 복을 불러들이는 그림으로, 나와 이웃의 행복을 함께 기원하는 민화의 중요한 장르다. 김영애 작가가 참여한 이번 공동작품은 개인의 표현을 존중하면서도 공동의 염원을 향해 수렴되는 구조를 통해, 세화가 지닌 벽사초복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드러낸다. 이 작품은 월간민화가 주최한 이번 기획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 |
| ▲ 단체작에 참여한 6명의 민화작가들. 왼쪽에서 두번째 김영애작가. |
두 전시는 서로 다른 형식을 취하지만, 김영애 작가의 작업을 관통하는 태도는 같다. 전통을 가볍게 소비하지 않고, 개인의 삶에서 길어 올린 감정을 이웃을 향한 메시지로 확장하는 것이다. 십장생이 삶의 시간을 품는 상징이라면, 세화 속 말은 새해를 향한 인사이자 축복이다.
김영애 작가의 민화는 그렇게 오늘도 조용히 말을 건넨다.
혼자의 소망에서 시작해, 이웃의 안녕으로 이어지는 그림의 언어로.
뉴스다컴 / 이지예 기자 newsdacom@naver.com
[저작권자ⓒ 뉴스다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